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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매직은 여기까지, WC 2차 예선에서 탈락

네덜란드령 퀴라소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또 하나의 신화를 바라봤던 거스 히딩크의 도전이 막을 내렸다. 퀴라소는 16일(한국시간) 퀴라소 빌렘스타트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북중미카리브해 2차 예선 2차전에서 파나마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퀴라소는 지난 13일 1차전서 2-1로 패한 만큼 득점이 필요했으나, 높은 점유율에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 신화를 만들었던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8월부터 네덜란드령 퀴라소 축구대표팀의 감독을 맡았다. 퀴라소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 지휘 아래 1차 예선 조별리그 C조 그레나딘, 쿠바를 차례로 꺾으며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를 바라봤다. 하지만 악재가 찾아왔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 5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자리를 비우게 된 것. 하지만 '히딩크 없는 히딩크 매직'이 이어졌다.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감독 대행이 잔여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2차 예선 티켓을 힘겹게 따냈다. 3차 예선을 향한 퀴라소의 다음 상대는 FIFA랭킹 78위 파나마. FIFA 랭킹상으로는 퀴라소가 2단계 높았던 만큼 비슷한 전력의 국가간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지난 2011년 FIFA 정식 멤버가 된 퀴라소는 사상 첫 최종 예선 무대를 바라봤으나 파나마에 합계 1-2로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한편 퀴라소 대표팀은 다음달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일정을 앞두고 있다. 김우중 기자 2021.06.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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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신드롬'은 베트남만의 것이 아니다

끝날 줄 모르는 '박항서 신드롬'은 베트남만의 것이 아니다.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18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에 도전한다. 베트남은 지난 24일 하노이의 항더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캄보디아를 3-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4전 3승1무(승점 10)를 기록한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승점 9)에 앞선 조 1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무패 행진 조 1위라는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더욱 훌륭하다. 1차전 라오스(3-0 승) 2차전 말레이시아(2-0 승) 3차전 미얀마(0-0 무) 그리고 4차전 캄보디아전 승리까지, 베트남은 상대에게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준결승에 올랐다. 무승부를 거둔 미얀마전을 제외하면 모두 두 골 차 이상 승리라서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조 1위 준결승 진출, 무패 그리고 무실점으로 준결승에 오른 베트남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시작해서인지 분위기가 좋고, 적절한 타이밍에 불거진 안토니 헤이 감독과 설전으로 팀은 물론이고 베트남 국민들도 하나로 똘똘 뭉쳤다. 이 기세를 이어 간다면 박 감독이 베트남에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을 안기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올해 초 베트남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안기며 '쌀딩크' '박 선생님'이라는 별명과 함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은 지난 9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4강에 올려놓으며 '박항서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베트남 축구사를 새로 써 내려가는 박 감독 그리고 승승장구하는 축구대표팀 덕분에 베트남 국민들은 연일 축제 분위기다. 특히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 축구 최강을 가리는 대회인 만큼, 이 대회를 향한 베트남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동안 '박항서 매직'이 보여 준 기적 같은 돌풍에도 '아시아 최강'들이 버티는 국제 무대의 벽은 늘 높았다. 우승컵까지 손을 뻗기엔 최소 한 뼘씩 모자랐다. 하지만 같은 동남아시아 팀들과 치르는 대회라면 상황이 다르다. 스즈키컵이야말로 베트남이 오랜만에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아는 것은 바로 베트남 국민들이다. 베트남이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8년이 마지막이다. 그 뒤로 오랫동안 우승의 환희를 맛보지 못한 베트남 국민들은 자국 축구대표팀이 조 1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순간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펄럭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항더이경기장 안은 물론, 일찌감치 입장권이 매진되면서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까지 서로 얼싸안으며 '박항서 매직'에 열광했다. 젊은이들은 베트남의 상징과 같은 오토바이에 금성홍기를 두르고 박 감독의 사진을 군데군데 붙인 채 시내를 질주했고 대형 스크린 아래서 단체 응원을 하던 사람들은 "박 선생님 만세"를 불렀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박항서 신드롬'이 더욱 두터운 신뢰와 함께 계속되고 있다. '박항서 신드롬'에 열광하는 것은 베트남 국민들만이 아니다. 베트남 못지않게 '박항서 신드롬'에 열광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박 감독의 모국인 대한민국이다.한국 지도자가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우뚝 선 이야기는 국민들의 마음에 뜨거운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 '베트남 축구 신화'의 주인공이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월드컵 4강 진출 신화'를 합작한 박 감독이라는 점도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했다. 한국의 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 신화를 함께 쓴 박 감독이 현재 베트남을 흡사 16년 전 한국처럼 축구로 들썩이게 하고 있다는 점은 자부심과 함께 그 시절의 향수까지 불러일으켰다. '박항서 신드롬'이 계속될 때마다 베트남 못지않게 한국에서도 박 감독의 인기가 치솟았고, 그 결과 SBS Sports가 스즈키컵을 생중계하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출전하지 않는 동남아시아 축구 대회를 국내 방송사가 생중계하는 것은 '박항서 신드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박 감독 덕분에 양국 간 교류도 한층 활발해졌다. 한국인들은 농담을 섞어 "박 감독이 대표팀을 맡고 있을 때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박항서 신드롬' 덕에 베트남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도 박 감독의 모국인 한국을 찾으려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한국행 항공권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했고,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달여 먹인 고려인삼이 불티나게 팔릴 정도다.이처럼 '박항서 신드롬'은 한국과 베트남을 모두 들썩이게 했다. 2002년의 추억을 떠올리며 박항서 매직에 푹 빠져든 한국이나, 자국 축구 사상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려는 베트남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박 감독의 승승장구를 바라고 있다. 응원과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박 감독은 다음 달 2일과 6일,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준결승에서 스웨덴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필리핀과 결승 진출을 두고 다툰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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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 대 '지략가 학범슨', 결승행 티켓은 나의 것

'박항서 매직' 대 '지략가 학범슨'.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치비농의 파칸사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맞붙는다.박 감독이 부리는 '축구 마법'은 거침없다. 베트남은 지난 27일 시리아와 펼친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이다. 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한판이었다. 베트남은 시리아를 상대로 후반 막판까지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박 감독은 후반 37분 응우옌반또안을 교체 투입했다. 이 교체 카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베트남은 전·후반을 득점 없이 마쳤지만, 연장 후반 3분 '조커' 반또안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17일 조별리그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꺾으며 베트남 축구사를 다시 썼고 열흘 만에 다시 한 번 베트남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베트남 전역에선 수백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땡큐 박항서, 땡큐 코리아"를 외치며 밤늦게까지 환호했다.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인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해냈다. 베트남이 아시안게임에서 준결승에 진출해 축구 역사를 다시 쓰면서 열광하고 있다"며 승전보를 알렸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경기 직후 국영 TV를 통해 박 감독과 훈련위원회·축구대표팀·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보는 듯했다. 2006년부터 경남 FC·전남 드래곤즈·상주 상무(이상 K리그)·창원시청(내셔널리그)을 거쳐 작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이미 한 차례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썼다. 그는 부임한 뒤 첫 국제 대회이었던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호주와 이라크·카타르 등 아시아 강팀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과 선수단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 뒤 대표국립경기장에서 성대한 귀국 환영 행사에 참여하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박 감독을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같다고 해서 '베트남 히딩크'로 부른다. 성공 비결은 '눈높이 지도'로 꼽힌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자신감이 부족한 베트남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다. 박 감독의 사랑을 받은 베트남 제자들은 스펀지처럼 스승의 가르침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박 감독은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조국을 너무 사랑한다. 하지만 현재는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다. 감독으로서 책임과 임무를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가시밭길을 헤치며 4강 고지를 밟았다. 한국은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펼친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일격을 당해 경기력을 비판받았다. 개막 전엔 '황의조를 성남 FC 감독 시절 사제 간으로 지낸 인연 때문에 발탁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다. 다행히 황의조는 이번 대회에서 8골을 터뜨리며 '인맥 축구'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그간 겪은 마음고생이 터져 나와 우즈벡전에서 승리한 뒤 방송 인터뷰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이겨 낸 김 감독은 이번에도 맞춤식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학범슨(김학범+퍼거슨)'으로 불리며 K리그 최고 지략가로 통한다. 상대를 분석해 내놓는 맞춤형 전술로 유명하다. 그가 '전술의 달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축구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 시절 경력이 초라했다. 태극마크를 달아 본 적도 없다. 국민은행에서 은퇴하고 은행원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그러다 1998년부터 성남 일화(성남 FC 전신) 수석 코치를 맡으면서 연구를 통한 날카로운 분석력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삼았다. K리그(강원 FC·성남·광주 FC) 감독 시절엔 경기 하루 이틀 전 아예 감독실에 틀어박혀 밤새 상대를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분석이 끝나면 영상을 편집해 선수들에게 '속성 과외'를 했다. 2014년 시민 구단 성남을 이끌고 달성한 FA컵 우승이 대표적인 성과다. 2006년엔 '델파이법(전문가의 경험적 지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활용한 축구 훈련 방법에 관한 내용 분석'이란 논문으로 명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잘할 거다. 나도 선수를 믿고 선수들도 나에 대한 믿음이 있다.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리그 무대만 따지면 김 감독이 박 감독을 앞선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 박 감독과 총 열 차례 맞붙어 8승1무1패를 기록했다. 자카르타=피주영 기자 2018.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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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의 빛나는 매직, 인도네시아 흔든 베트남 기적

'박항서 매직'이 인도네시아를 뒤흔들고 있다. 박항서(58)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지난 19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D조 조별리그 3차전(자와바랏주 브카시)에서 강호 일본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베트남은 아직 23세 이하(U-23) 경기나 A매치에서 일본을 꺾은 적이 없다. 일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5위고 베트남은 102위다. 2020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 U-21 팀을 출전시켰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일본의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은 금 1·은 1·동 2개. 3전 전승을 거둔 베트남(승점 9)은 D조 1위로 16강전에 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6개 조 1·2위와 조 3위 6개 팀 중 상위 4개 팀이 16강전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현지 언론은 베트남의 승리를 대서특필했고, 현지 SNS에 응원 글이 쏟아졌다.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이 일본전에서 승리한 소식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머리기사로 다루며 박 감독의 전술을 자세히 소개했다. 작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이미 한 차례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썼다. 그는 부임한 뒤 첫 국제 대회인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호주와 이라크·카타르 등 아시아 강팀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과 선수단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 뒤 대표국립경기장에서 성대한 귀국 환영 행사에 참여하는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박 감독을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등크(네덜란드) 같다고 해서 '베트남 히딩크'라고 부른다. 성공 비결은 '눈높이 지도'로 꼽힌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자신감이 부족한 베트남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며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었다. 박 감독의 사랑을 받은 베트남 제자들은 스펀지처럼 스승의 가르침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박 감독은 일본전에서 승리한 뒤 "베트남이 일본을 못 이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를 믿었다. 피지컬과 기술에서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21세 이하지만 프로 선수가 15명이나 된다"며 "성인들은 한 번도 못 이겼는데 승리를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일본을 잡아 내며 베트남 축구사에 또다시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박 감독이 16강전을 통과하면 베트남 첫 아시안게임 8강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박 감독은 그러나 "큰 그림을 보기보다 한 경기 한 경기를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뛰고 있다"며 16강전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조 1위, 베트남이 조 2위를 해서 16강전에서 만날 것이라는 전망은 양국의 순위가 뒤바뀌면서 무산됐지만 두 팀은 여전히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난 베트남 대표팀의 감독"이라며 "누구를 만나든 간에 베트남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자카르타=피주영 기자 2018.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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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아저씨 귀화해달라" 베트남 SNS 난리났다

“박항서 아저씨, 베트남으로 귀화해달라.” 베트남이 또 다시 ‘항서 매직’에 열광했다.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9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베트남은 파키스탄, 네팔을 꺾고16강행을 조기 확정한 데 이어 일본까지 제압하고 D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끈데 이어 또 한번 돌풍을 일으켰다. 베트남 언론들이 일본마저 잠재운 ‘박항서 매직’을 대서특필했다. 베트남 VN익스프레스는 일본전 승리를 홈페이지 크게 다루면서 ‘베트남이 해냈다. 앞으로 더 큰 도전이 남아있지만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탄 닌은 ‘박 감독의 베트남은 지루하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SNS도 난리가 났다. 한 베트남 팬은 ‘박항서 아저씨, 베트남을 아시아 각국 대표팀과 충분히 대결할 수 있게 이끌어줘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팬은 ‘박항서 감독, 베트남으로 귀화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1월에도 베트남은 ‘박항서 앓이’에 빠졌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은 맡은 박 감독은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AFC 주관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다. 베트남에선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처럼 대규모 길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라 불리면서 국민 영웅 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SNS에서는 박 감독과 한류스타 지드래곤, 송중기를 동렬에 놓은 사진이 돌아다니고, ‘베트남의 오빠’라 불렸다. 9000만 베트남 국민이 한국을 바라보는 감정도 무척 좋아졌다. 한편 베트남에 일격을 당한 일본도 깜짝 놀랐다. 교도통신은 ‘베트남이 지난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둔건 요행(뜻밖에 얻은 행운)이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8.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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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단독인터뷰]韓 축구가 '박항서 매직'에서 배울 교훈

중앙포토'박항서 매직'이 아시아를 뒤흔들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지난 1월 끝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나서 기적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도 변방이었던 베트남 축구의 '기적'이었다.박 감독은 '국민 영웅'으로 등극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빗대 박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라 불린다. 베트남 축구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다. 박 감독은 어떻게 '매직'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일간스포츠는 베트남으로 출국을 앞둔 지난 주 박항서 감독을 만났다. 그가 말한 매직의 비결은 복잡하지 않았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매직의 출발점이 기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위기의 한국 축구가 배울 점이다. 아시아의 강호라는 위상 그리고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이라는 영광이 자만으로 바뀌어 한국 축구는 점차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스템과 과정을 무시하고, 대한축구협회장 눈치 보기에 급급한 한국 축구가 발전할리 만무하다.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이 시점에서 한국이 다시 한 번 월드컵의 매직을 꿈꾼다면, 우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중앙일보◇박항서 매직의 기본"베트남의 모든 축구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박 감독이 기본 중의 기본을 강조했다. 협회, 연맹, 감독, 선수 등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 전진한다는 것이다. 바로 베트남 축구의 발전과 성장 그리고 결실이다. 권력에 대한 집착, 밥그릇 싸움, 불통 등이 침투한다면 가속도를 낼 수 없다. 2002년 한국대표팀이 그랬듯 지금 베트남이 오직 한 마음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공정한 시스템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박 감독은 선수 선발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한국으로 치면 기술위원회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조언을 조언일 뿐 결정은 박 감독이 한다.박 감독은 "베트남에도 기술위원장이 있다. 독일 사람이다. 하지만 대표팀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선수 선발은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확정한다. 이를 협회에 통보하면 협회가 발표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체육 총국이라고 있는데 시스템적으로는 전달자의 역할만 한다. 선수를 선발하는데 누구의 관여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협회와 상의를 하는 부분도 당연히 있다. 이는 간섭이 아니라 서로 협의해서 하는 것이었다. 협회는 나에게 전권을 줬고, 전혀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은 박 감독에게 날개를 달아줬다.박 감독은 "대표팀이 얼마나 지원 받는지 정확한 금액은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요구하는 부분은 대부분 지원해 준다. 대표팀이 국가로부터 조금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무 시설 등 부족한 것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베트남 축구 현실로 볼 때 100% 만족스럽다. 엄청나게 잘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배려와 양보도 하나 된 힘을 내기 위해 동반돼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향한 대한축구협회의 일방적 강요와는 다른 모습이다.박 감독은 "프로연맹과 소통을 많이 한다. 특히 스케줄 부분에서 그래야 한다. 서로 양보를 해 준다. 우리가 요구할 건 하고 연맹이 요구를 한다. 우리가 양보해 줄 때도 연맹이 양보해줄 때도 있다. 서로 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포토지금 베트남의 하나 된 모습이 2002 한국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박 감독은 당시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고, 4강 신화를 만드는데 역할을 했다.이에 박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2002년에는 한국에서 하는 큰 대회였다. 나는 당시 코치였다. 히딩크 감독님이 협회와 기술위원회에 어디까지 요구했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가장 중요했던 것 선수 선발이었는데 히딩크 감독님이 기술위원회의 통제를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래도 비슷한 점을 하나 꼽자면 감독을 향한 신뢰다. 박 감독은 "내가 협회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성적을 내기 전부터 협회는 나에게 신뢰를 줬다. 전권을 줬다"고 밝혔다.'박항서 매직'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 바로 정신력이다. 베트남 선수들은 투혼과 투지의 정석을 보여줬다. 설렁설렁 뛰는 듯한 인상을 주는 한국 선수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시간이 갈수록 정신력이 약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베트남 선수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베트남 정신.' 박 감독은 이 한 마디로 베트남 선수들의 투혼을 정의했다.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 뛴다. 도전 정신, 포기하지 않는 정신, 강한 정신력까지 베트남에서는 이런 모습을 '베트남 정신'이라고 부른다. 이런 모습이 국민들을 감동시켰다"고 자신했다.그렇다면 박 감독은 '베트남 정신'을 어떻게 주입시켰을까.그는 "내 자신부터 감독으로서 솔선수범했다. 베트남 정신을 잊지 않게 훈련장 등 어떤 장소에서도 계속 주입시키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도전해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이다. 선수들도 따라 줄 것이라 믿는다"고 확신했다.박 감독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다.박 감독은 "나의 축구지식과 철학 그리고 노하우로 베트남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다면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다. 내가 기여하고 싶다"며 "나는 지금 베트남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베트남 축구 발전이 내가 할 도리다. 작은 것부터 조금씩 실천해나갈 생각이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연합뉴스◇박항서가 바라본 한국 축구박 감독에게 한국 축구에 대해 물었다. 한국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한국 축구의 어른이다. 즉답은 피한 채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지금 자신의 소속이 베트남이기에 한국 축구에 대한 발언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지난해 한국 축구를 뒤덮었던 히딩크 사태. 박 감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박 감독은 "그 사태에는 여러 가지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 있었다. 의사 전달 부분에서 오해도 있었다. 그 사태에 관련된 인사들이 모두 협회에서 나간 상태라서 다시 말을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조금 더 슬기롭게, 지혜롭게 대처를 했어야 오해가 없었을 것이다. 오해의 소지를 남겨 그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답했다.박 감독은 협회의 신임 집행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그는 "한국 프로팀을 봐도 젊은 지도자가 많다. 또 젊은 지도자를 선호한다. 나도 K리그에서 밀려났다. 내 나이 정도 되면 공직에서도 은퇴할 나이다"며 "협회도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불러들여 개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분들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잘 해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응원했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을 향한 희망도 숨기지 않았다.박 감독은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준비하고 있다. 신 감독은 굉장히 우수한 지도자다. 그를 믿고 대표팀을 맡겼다. 월드컵을 잘 해낼 것"이라며 "신 감독은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 축구 위상을 높일 생각에 몰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투지를 잃어버린 선수들에게도 선배의 진심을 전했다. 박 감독은 "우리 후배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도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월드컵을 가야 한다.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위기의 한국 축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소개했다.박 감독은 "한국 축구가 위기라고 한다. 위기는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축구인들이 직접 풀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축구인들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한국 축구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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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로프 극적 결승골' 우즈벡에 가로막힌 베트남의 '박항서 매직'

'박항서 매직'이 우승 문턱에서 우즈베키스탄의 극적인 교체카드 한 장에 가로막혔다.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끝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120분 승부 끝에 1-2로 아쉽게 패했다.'베트남 히딩크' 열풍을 일으키며 동남아팀 최초로 아시아 연령별 선수권대회 결승에 베트남을 올려놓은 박 감독은 이날 결승전에서 우승의 꿈에 도전했다. 그러나 승부차기 돌입 직전, 연장 후반 교체투입된 우즈베키스탄의 안드레이 시도로프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창저우에 몰아친 폭설로 인해 이날 경기는 설원 위 난전 양상을 띄었다. 끝없이 눈이 내리는 바람에 제설 작업으로 후반전 개시가 미뤄지는 등 해프닝도 벌어졌다. 동남아 국가인 베트남에는 악재였지만, 첫 우승의 목표를 안고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선제골은 우즈베키스탄의 몫이었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루스탐존 아슈마토프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베트남은 전반 39분 응우옌 꽝 하이의 그림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1-1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약 한시간 동안 이어진 제설작업 끝에 재개된 후반전, 두 팀은 추가골을 위해 치열하게 부딪혔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갔다. 앞서 8강과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둔 바 있는 베트남은 결승에서 다시 한 번 승부차기로 우승을 노리고자 수비를 단단히 했다.그러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1-1 상황에서 교체된 시도로프가 베트남의 꿈을 깼다. 시도로프는 연장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즈베키스탄에 우승을 안겼다. '박항서 매직'이 끌고 온 베트남의 꿈은 준우승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8.01.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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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8강, 박항서는 '베트남 히딩크'가 될 수 있을까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을 환호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박항서(59) 감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축구대표팀 수석 코치로 거스 히딩크(72) 감독과 함께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2002 한일월드컵 때의 기억이다. 당시 박 감독은 골이 터질 때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렸던 히딩크 감독을 곁에서 보좌하며 한국이 4강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박항서'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히딩크'라는 이름도 함께 떠오르는 이유다. 이후로도 박 감독은 지도자 인생을 계속 걸었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를 오가며 베테랑 감독으로서 수많은 선수들을 지도했고, 약팀을 맡아 중·상위권까지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감독직을 내려놓은 박 감독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베트남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었다. 박 감독은 역대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 중 최고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고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초반에는 그리 환영받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외국인 감독을 바라고 있었다. 한국이 아시아 축구의 강국이라고는 하나, K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팬들이 바라는 '스타 감독'은 아니었다. AFC 제공부임한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베트남은 지난해 7월 홈에서 열린 동남아시아(SEA)게임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 때문에 당시 대표팀을 지휘하던 응우엔 후 탕 감독이 경질됐고, 그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이가 바로 박 감독이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대한 국민적 기대 속에서 감독직을 맡은 만큼, 성적에 대한 압박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임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박 감독은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박항서 매직'에 대한 열광으로 바꿔 놓았다. 시작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M-150컵이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이 대회에 출전한 박 감독은 3·4위 결정전서 만난 태국을 꺾고 베트남에 동메달을 안겼다. A대표팀 그리고 U-23 대표팀을 통틀어 베트남이 태국전에서 승리한 건 2008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베트남 국민들은 그토록 열망했던 태국전 승리를 안겨 준 박 감독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현지 매체들도 베트남의 '황금 세대'가 한국의 정상급 지도자를 만나 시너지가 폭발했다고 평가하며 박 감독에게 힘을 실어 줬다. 태국전 승리로 탄력을 받은 '박항서 매직'의 진가는 중국 장쑤성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빛을 발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호주·시리아와 함께 D조에 묶인 베트남은 유력한 탈락 후보였다. 누구나 한국과 호주가 조 1·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고, 베트남의 반격을 예상한 이들은 없었다. 그러나 베트남은 1차전에서 김봉길(52)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상대로 접전 끝에 1-2 석패를 당하더니 2차전서 호주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리고 17일에 열린 조별리그 최종전인 시리아와 경기에서 0-0으로 비겨 8강행을 확정 짓자 베트남 주요 도시에선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길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은 흡사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도 한 듯 베트남의 8강 진출을 기뻐했다.그럴 만도 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AFC U-23 챔피언십에서 승리한 것도, 8강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국영 라디오 방송 VOV도 "베트남 U-23 대표팀이 기적을 썼고,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6년 전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이끌고 느꼈던 감정, 새 역사를 쓰는 '짜릿함'을 지금 박 감독도 느끼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은 아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오는 20일에 열리는 8강에서 강팀 이라크와 만난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박 감독은 시리아전이 끝난 뒤에 "8강 상대인 이라크는 강하지만 내겐 그들을 상대할 계획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트남과 이라크의 8강전은 '베트남의 히딩크'로 떠오르고 있는 박 감독이 또 한 번 기적 같은 승리를 보여 줄지, 한국의 축구팬들도 주목할 만한 경기다.김희선 기자 2018.01.19 06:00
스포츠일반

'히딩크 매직' 떠올리게 하는 '백지선 매직'

"2002 월드컵 때 축구를 보는 것 같다.""이 경기를 본 사람이 승자다."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끝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2차전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기를 본 이들이 남긴 댓글이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강호 카자흐스탄에 5-2(1-1, 0-1, 4-0)의 극적 역전승을 거뒀다.팬들의 극찬이 쏟아진 이유가 있다.한국 아이스하키는 그동안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절대 열세에 처해 있었다. 1995년 아시안컵에서의 첫 대결에서 1-5로 진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2번 맞대결을 펼쳐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17 동계아시안게임 때는 카자흐스탄이 23세 이하의 유망주를 주축으로 하는 2군을 내보냈음에도 0-4 완패를 당했다. 전적이 이렇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귀화 선수 5명을 포함해 최상의 전력으로 나선 카자흐스탄에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했다.실제로 한국은 1피리어드 8분1초 만에 NHL 출신 귀화 선수 나이젤 도스(32)와 브랜든 보첸스키(35)의 콤비 플레이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 갔다. 안진휘(26·안양 한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2피리어드에 다시 골을 내줘 패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3피리어드에만 4골을 몰아치는 저력으로 보란 듯이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만들었다. 4월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얻은 수비수 알렉스 플란트(28·안양 한라)가 2골 1어시스트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세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비인기 종목을 벗어나지 못했던 아이스하키가 일군 승리, 그것도 이제껏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를 극적 역전승으로 물리친 백지선팀의 드라마는 새벽 경기를 지켜보던 이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그뿐이 아니다. '백지선 매직'은 그동안 한국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1부리그 진입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한국은 카자흐스탄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총 6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상위 2개 국에 들 경우 2018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1부리그)으로 승격할 수 있다. '백지선 매직'을 월드컵 4강의 기적을 일궈낸 '히딩크 매직'에 겹쳐 보고 있는 이유다.백 감독은 "정말로 대단한 경기였다. 우리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카자흐스탄과 같은 강팀과 더 많은 경기를 치를수록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2경기에서 승점 2점을 챙긴 데다 막강한 우승후보 카자흐스탄까지 꺾은 한국은 25일 오후 11시 헝가리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기적을 노린다.김희선 기자 2017.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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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첼시… 그래도 히딩크 마법은 꺼지지 않았다

'백전노장' 거스 히딩크(70) 감독이 이끄는 첼시(잉글랜드)가 파리의 개선문을 통과하지 못했다.첼시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망(프랑스)과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팀의 주포 디에고 코스타(28)는 전반 26분 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으나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달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1-2로 패한 첼시는 통합 스코어 2-4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첼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16강에서 파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파리는 '해결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의 후반 21분 결승골에 힘입어 4년 연속 8강 진출의 대업을 달성했다.10일 영국 공영방송 BBC는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탈락은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BBC가 첼시의 파리전 패배를 '위기'라 말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다음 시즌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게는 다음 시즌 본선 자동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하지만 파리전 패배로 물거품이 됐다. 이제 남은 정규 리그 9경기에서 반전을 이뤄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현재 10위에 머무르고 있다. 더구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경쟁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진입은 커녕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6위 달성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상황이 이렇게되자 히딩크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그는 이날 경기 뒤 인터뷰에서 "파리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었다"며 패배를 아쉬워 했다. 이어 "첼시는 과도기에 있다. 이제 우리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정규 리그 4위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실을 직시했다.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히딩크 감독의 올 시즌 목표 중 하나였다. 그는 지난 1월 언론을 통해 "내 머리 속에는 5월 22일과 5월 29일만 입력돼 있다. 이 두 날을 잘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5월 22일은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컵 결승전, 29일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열리는 날이다. 이제 그의 머리 속에서 29일은 지워질 듯하다.하지만 22일 FA컵 결승전은 여전히 유효하다. 첼시는 현재 FA컵에서 순항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5-1로 대파하고 8강에 안착했다. 오는 13일에는 에버턴과 FA컵 준결승 진출을 놓고 구디슨 파크에서 운명을 건 단판 승부를 벌인다. 첼시에게 FA컵 우승은 올 시즌 남은 유일한 희망이다.FA컵 최정상을 차지하는 팀에게는 유로파리그 본선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FA컵은 이들이 올 시즌 들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트로피다. 첼시가 총력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더구나 히딩크 감독은 2009년에도 위기에 빠진 첼시를 이끌고 FA컵 우승을 이끈 좋은 기억이 있다.'히딩크 매직'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송창우 인턴기자 2016.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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